[문구]
지신 섭세 불가수경이천
수시대화유금 이청풍목연
엄상살물 이화기애연
작인 요탈속 불가존일교속지심
응사 요수시 불가기일추시지념
[뜻]
바른 처신으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밖의 환경에 따라 마음이 변해서는 안 된다.
비록 큰 불이 쇠를 녹여도 맑은 바람처럼 담담해야 하며
된서리가 만물을 죽여도 화창한 날씨처럼 온화해야 한다.
사람이 되려면 세속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세속을 바로 잡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일을 하려면 시류를 따를 필요가 있으나, 시류를 추종하는 마음이 있어서는 안된다.
[해석/적용]
최근 친구와 이야기하며 인상 깊었던 말이 하나 있다.
“앞으로 가는 것이 중요한거 같아, 위로 가는게 아니라”
우리는 10년도 더 예전의 시절을 회상하며 각자 지향하는 삶의 방향을 이야기했고,
솔직한 욕심과 우려사항, 각자의 결단과 노력, 근심을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참 각자의 관점이 다르고, 가고자 하는 지향점 또한 다르다는 점에 놀랐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그동안 나는 이 말이 나의 기준과 지향점을 가지라는 말로만 이해했었으나,
최근 깨달은 사실 하나는 나의 기준(앞)이라는 것이
세상의 그것(위)와 같이 않지만 또 상당부분 겹친다는 것이다.
진정 세상이 지향하는 바(aka. 패러다임)에 반하여 방향을 설정하고,
그것에 투신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 것인가? 그리고 그들이 행복한 삶인 것일까?
100년전으로 치면 독립투사들이 작금의 상황에 반하고, 지배적인 제국주의에 반하여
광복을 목표로 투신했던 분들일 것이다.
분명 뜻이 있고, 존경스러우며, 그 후손으로서 감사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감정 또한 국가 사상 및 교육정책 등의 시류에 자유롭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은 본인의 기준이 강하다는 것과 그 기준이
외부로부터의 여러 정보 및 자극들과 그동안 경험들의 축적,
내부적으로 이를 어떻게 받아들렸으며, 활용했는 가의 종합적인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이 글귀의 문구를 따르되,
일부, 잠시나마 그것의 영향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에 세속에서 벗어나되, 그것을 고치려는 무모한 시도로 인격을 증명치 말고
또 시류를 따르되 그것에 지배당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발전하고자하는 의지, 그리고 행동
이 3가지가 기본이 되어야 우리는 좋은 사람(군자)가 될 수 있고,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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