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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끄적거림의 파편들

[랜덤 한줄] 채근담 중 개론 : 교만과 자책감 사이의 어딘가

by 저녁숲 202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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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

개세적공로 당부득일개긍자

미천적죄과 당부득일개개자

 

[뜻]

세상을 덮을 만한 공로가 있다 해도 "긍(자랑할)" 한 글자에 무너지고

하늘에 미치는 죄도 "개(고칠)" 한글자 앞에서 사라진다.

 

[해석/적용]

 나는 멘탈이 약하다. 정확히는 내 자신에게 박하게 굴며, 스스로를 계속 괴롭힌다.

그러다가 내가 뭘 그리 잘못했냐며, 반발심에 속으로 남을 깎아내려본다.

그러면서 내가 더 뛰어난 점을 찾아내고, 그것이 전부인 양 군다. 참 어리석다.

 

 문제는 어리석다고 느꼈지만, 무슨 원인이 있어 계속 이런 상태에 빠져들며

내가 경계해야할 것과 이런 나의 습성을 현명하게 활용할 기지는 무엇인가 에 대해

아직 정확히 감을 못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위 문구가 그것의 단서가 될 수 있어 보인다.

 

 내가 노력했고, 근거를 찾아 확신을 가졌다고 하여 그것이 강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리고 상대방의 판단을 유도해야하지, 내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폄하해서는 안된다.

부끄럽게도 난 그렇게 행동할때가 있다. 그것이 교만이다.

 

이런 자랑질이 나의 업보로 쌓여 나의 공로가 처참히 무너진 것을 난 경험하였다.

Showing을 안 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적절한 어필과 자랑질의 균형점을 놓치고,

주변의 불편감을 일으키고, 경쟁자들을 주관적으로 깎아내리며 나를 치켜세웠다.

 

사실 그렇게 한다고 내가 더 대단한 사람이 되기 힘들고,

혹여 잠깐이나마 평가를 높일 수 있겠으나 그것이 지속되기 힘들다.

그보다 끊임없이 나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자세와 행동을 견지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아지는 길을 택하는 것이 백번 더 현명한 자세라 할 것이다.

 

 나의 과오에 대해 괴로워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 이런 부분은 내가 선호하고, 교만함보다는 덜 빠지는 편인 것 같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들춰낼 수록 난 그것을 극복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기에

오히려 나를 공격하고, 부족한 면을 지적받길 원한다. 그것이 납득할만한 진실이란 전체 하에...

 

 이러한 공과 과에 대한 나의 반응기제가 이토록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머리속에 정리된 핵심 단어를 "향상심"이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고 싶은 마음, 내가 발전하고 있음을 느끼고 싶은 것

그것이 대한민국 제도권의 삶에 익숙한 내게 박힌 근본 심리다.

 

 내게 있어 향상심은 나를 채찍질하는 부분에는 상당히 효과가 있었으나, 

적절하게 당근을 먹는 것에는 그러질 못했던 것 같다.

나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다스리고, 주변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이자.

결국 내가 가진 빛이 있다면, 결국 사람들은 눈부심은 못느끼더라도  은은한 아우라는 느낄 것이며,

시각 공해에 둘러쌓인 상태에선 오히려 따스한 온감이 더 주효할 것이다. 

매순간을 각인시켜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라, 진짜 때는 언제든 올 것이며,

그때를 위해 비장의 한 발을 우린 숨겨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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